PresenTea FOR All 2017 summer

한여름 낮의 꿈·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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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티 클래스를 열며 차의 멋과 맛을 알리고 있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메이. 그가 메이스테이블의 식구, 친구들과 함께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여름 티파티를 열었다. 석 잔의 차와 열 가지 다과를 즐기는 동안, 행복이 성큼 곁에 찾아왔다.

edit. 이상현 - photographs. 이주연

수요일 오후 2시. 티파티를 준비하는 메이스 테이블의 연희동 쿠킹 스튜디오가 분주한 소리로 가득하다. 타닥타닥 다과 재료를 손질하는 도마 소리, 달그락달그락 고심하며 다기를 고르는 소리, 보글보글 무쇠 다관에 찻물이 끓는소리, 두런두런 오가는 말 소리. 그 분주한 듯 여유로운 소리가 마치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선율처럼 느껴진다. 지휘자는 메이스테이블의 메이 대표. 빙그레 웃으면 얼굴에 하트가 그려지는 그의 인상은 오늘 연주곡이 밝고 경쾌한 실내악일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 메이 대표는 아주 여려서부터 “녹차를 보리차처럼 마셨을 정도로” 차와 가까이 지냈다고 한다. 부모님은 물론 친인척들이 집에 다실을 꾸밀 만큼 일상적으로 차를 즐기는 집안 분위기 덕분이었다. 본격적으로 ‘다도’를 공부하기로 마음 먹은 때는 10여 년 전이다.

티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메이스 테이블의 연희동 쿠킹 스튜디오.

다도를 공부할수록 ‘한국식 티푸드’를 연구하겠다고 마음이 움직인 것은 요리연구가라는 직업적 관심과 더불어 한국 전통 다과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했다."당연한 얘기지만 다과는 차와 함께 발전해요. 한국의 차 문화는 고려 시대에 크게 융성했다가 불교를 탄압하는 조선 시대에 접어들어 점차 쇠퇴했죠. 자연스레 다과도 발전하지 못했어요. 백일이나 혼인 등 의례용 다식이 현재까지 가느다란 명맥을 유지해온 셈인데요.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자 음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오늘날에도 잘 어울리는 한국식 티푸드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 궁중 다식에 대한 공부부터 동서양의 다양한 차 문화를 폭넓게 연구해왔던 거죠." 오늘 티파티에도 그 노하우가 담긴 다양한 티푸드들이 티테이블에 놓인다. 유자정과와 금귤정과, 육포다식, 두텁떡, 뱅어포 등 전통 한식 다과부터 레몬커드, 유자곶감말이 등 새롭게 제안하는 티푸드가 잔치 음식처럼 풍성하게 차려진다.

가까운 지인, 친구들과의 오늘 티파티에는 전통 한식 다과부터 메이가 새롭게 제안하는 티푸드까지 다양하게 차려진다.

메이 대표의 티푸드 연구는 레시피 개발뿐 아니라 다과를 먹는 순서, 차와 다과의 어울림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우전 같은 녹차는 맛이 아주 섬세하기 때문에 디저트를 먹고 차를 마시면 그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아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먼저 차를 음미하고, 두 번째 우린 차부터 다식과 함께 즐기는 것이 좋죠. 또한 녹차는 맛과 향이 너무 과한 차과자가 어울리지 않아요. 특히 약과처럼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다과는 입에 기름기가 겉돌아요. 반면에 발효차나 홍차는 맛이 진하기 때문에 페어링의 범위가 더 광범위해지죠. 흔히 설탕이나 우유를 넣어 마시거나 샌드위치, 스콘 등 다양한 티푸드가 잘 어울리는 이유예요.” 이렇듯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 바로 차다.

계절에 맞게 다양한 스타일의 다기구를 어울려 찻상을 차리는 것은 차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친구와 티파티를 가질 때는 약간은 격식 없이, 국적 없이 즐겨요. 다기구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것을 꺼내서 어울려봤어요." 다섯 가지 여름 꽃이 그려진 로얄 코펜하겐의 빈티지 찻잔부터 유남권, 박수이 등 한국 공예가들의 작품, 일본의 다기, 그리고 메이스테이블이 전개하는 리 빙브랜드 메이스의 티웨어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찻자리를 꾸밀 때 티웨어를 세트로 사용하는데,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해요. 찻자리에도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 스타일을 반영해보면 좋겠어요. 그것도 차의 또 다른 즐거움이거든요."
 
* 기사 전문은 <오설록> 매거진 2017년 상반기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설록>은 전국 오설록 티하우스와 티샵에서 무료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