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2
시간의 가치를
더하는 공간
일상은 빨라지고 편리해졌지만, ‘시간의 값어치’는 쉽게 잊히곤 해요. 할 일은 줄어들어도 알림은 늘고,
빠르게 스쳐 간 하루는 마음에 오래 남지 않지요.
그럴 때 시간을 다시 느끼게 해 주는 곳이 있어요.
오설록의 새로운 공간 ‘티스톤 셀러’.
이곳에서 오랜 연구와 노력이 깃든 숙성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숙성고가 어떤 곳인지, 숙성함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내 취향에 맞는 숙성차를 발견할 수 있도록 천천히 안내해 드릴게요.
SECTION 1. 오설록이 선보이는 새로운 공간 티스톤 셀러
티스톤 셀러 가는 길
오설록의 티스톤 셀러로 가는 길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하나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무수한 감각적 체험들이 차례로 펼쳐지거든요.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구수한 로스터리 향이 반겨주고, 통창 너머로는 서광차밭이 넓게 펼쳐집니다.
프리미엄 명차부터 티 푸드까지 이어지는 판매존을 지나 건물 밖으로 나오면 곧 숲길이 열립니다. 몇 걸음만 더 들어서면 검고 단단한 벼루를 닮은 건축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오설록의 또 다른 공간 ‘티스톤’이에요.
지상층에서는 티 코스를, 그리고 지하에서는 오늘 소개할 ‘티스톤 셀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티뮤지엄이 현대적인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라면, 티스톤 셀러는 숙성차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맛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죠.
동굴에 들어온 것만 같다
지하로 이어지는 어두운 계단을 지나 문을 여는 순간, 흙과 목재의 향, 그리고 서늘한 공기가 단숨에 감각을 깨웁니다.
밝고 화창한 분위기의 티뮤지엄과 달리 이곳은 고요하고 정적이에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온도, 습도, 공기, 빛, 모든 환경이 일정해야 숙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곳에서는 어느 계절에 찾아와도 늘 비슷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왜 ‘티스톤 셀러’인가?
오설록은 언제나 “좋은 차”의 기준을 고민하며 균일한 품질을 추구해 왔습니다.
이제 그 기준 위에서 새로운 맛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랜 연구 끝에 선보이는 숙성차 전용 공간인 이곳 티스톤 셀러에서 한국적인 숙성차의 다음 도약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죠.
티스톤 셀러에서 만날 수 있는 포인트들
티스톤 셀러는 그동안 오설록이 연구해 온 숙성차들이 집약된 곳인 만큼, 여기저기에서 특별한 포인트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전체적인 공간 구성부터 세심한 공예적 디테일까지 밀도 높은 경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티스톤 셀러에서 만날 수 있는 포인트들을 함께 살펴볼까요?
각 장소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 세 가지 숙성실
숙성차들은 ‘숙성차 보관함’이라 불리는 나무함에 담겨 일정 기간 숙성됩니다. 그리고 제주 삼나무 숙성실, 제주 녹나무 숙성실, 오크 배럴 숙성실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 숙성실에서 보관되죠.
흥미로운 점은 각 숙성실마다 조금씩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특히 피톤치드 향이 강하게 퍼지는 녹나무 숙성실은 많은 이들이 처음 마주한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주변 곳곳에 숨어 있는 공예적 디테일
나무, 도자, 금속,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공예가들의 작품이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밀도 있는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각 나무의 성질에 맞게 배치된 공예적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요.
숙성함에 적혀져 있는 숫자의 의미
숙성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숫자가 적혀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이 숫자는 숙성차가 몇 번 보관되었는지 기록한 표시로,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더해지게 됩니다.
지금은 1부터 9까지의 숫자만 볼 수 있지만, 훗날에는 50, 100 같은 숫자도 만나볼 수 있겠죠.
패키지에 담겨 있는 오설록의 메시지
세 가지 숙성차는 각각 다른 나무통에서 숙성되지만, 모두 같은 나무에서 숙성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이 과정은 패키지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나무 형상을 모티브로 모든 패키지에 담아냈습니다.
또한 차를 우리고 난 뒤의 수색을 패키지 색상에 반영했으며, 세로로 길게 뻗어나가는 선의 형태는 ‘한국 차 문화를 널리 알리겠다’는 오설록의 의지를 상징하죠.
패키지는 시간이 흐르며 바뀔 수 있지만, 브랜드가 고민하며 만들어낸 과정의 흔적 자체는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지금의 디자인은 오설록이 숙성차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더라도 오설록이 이어가는 여정의 일부로 기억될 거예요.
SECTION 2. 나에게 맞는 숙성차를 찾아서
독자분들은 어떤 차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다회(茶會, 차를 함께 마시는 모임)나 차를 매개로 한 자리에서는 종종 이런 질문이 오가곤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특정한 차를 콕 집어 말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차를 쉽게 고르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날의 온도와 습도, 계절, 그리고 내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찾게 되는 차가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늘 내가 좋아하는 맛만 마셔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차를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오설록 티스톤 셀러에서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네 가지 숙성차 역시 각자 고유한 개성과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숙성함에 담긴 독특한 스토리들은 차 한 잔의 상상력을 더해 줍니다. 이제 숙성함과 숙성차의 이야기를 살펴보며 독자분들만의 취향에 맞는 숙성차를 함께 찾아보세요.
늦여름의 햇살 같은 ‘제주 녹나무 숙성차’
제주를 떠올리면 푸른 바다와 해안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이국적인 야자수가 먼저 생각나지만, 그보다 오래전부터 제주의 자연을 지켜 온 대표적인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녹나무”인데요.
녹나무는 제주 일부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나무입니다. 예로부터 마을 어귀나 신단에 서 있는 큰 녹나무는 신목으로 여겨져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이 되었고, 제주의 오랜 역사와 기억을 품고 있어요.
제주 녹나무 숙성차는 이 특별한 나무와 오설록의 어린 잎이 만나, 오랜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했습니다. 차 한 잔에서 제주의 상쾌한 자연에서 한층 농익은 풍미를 경험할 수 있죠.
시간이 흐르면서 차의 맛과 향도 변합니다. 갓 만든 녹차의 신선한 풀향은 옅어지고, 대신 곡물향과 건초 향이 은은하게 감돌며 감칠맛과 미묘한 스파이시함이 매력을 더해줘요.
함께 즐기기 좋은 음식으로는 고구마, 약과, 다식 같은 은은한 단맛의 디저트를 추천합니다.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평온한 주말 낮,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싶을 때 한 잔을 음미해 보세요. 늦여름의 햇살처럼 속은 따뜻해지고 마음은 한층 고요해질 거예요.
깊은 나무 냄새에서 오는 안정감 느낄 수 있는 ‘제주 삼나무 숙성차’
제주 삼나무는 오랜 세월 강한 바람으로부터 농작물을 지켜 온 방풍림이었습니다.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내구성이 뛰어나 예로부터 중요한 산림 자원으로 활용되어 왔죠.
곧게 뻗은 삼나무들이 숲을 이루면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매력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이 매년 삼나무 숲을 찾아옵니다.
제주 삼나무 숙성차는 제주의 삼나무와 오설록의 차가 만나 숙성된 결과물입니다. 오래된 서재, 혹은 비 온 뒤 시골 마당에서 맡을 수 있는 흙내음을 닮은 향을 풍기죠. 수색은 적갈색을 띠며, 피톤치드가 은은하게 퍼져 속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고기와 같은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리며, 특히 추운 겨울이나 비 오는 날 즐기기 좋아요. 깊고 묵직한 풍미가 안정감을 더해주고, 창밖 빗소리와 어우러질 때 삼나무 특유의 향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위스키의 풍미가 더해진 ‘오크배럴 숙성차’
앞서 소개한 차들이 제주의 나무에서 숙성된 것이라면, 오크배럴 숙성차는 조금 특별합니다. 위스키 배럴에서 숙성을 거쳤기 때문이죠.
위스키 배럴은 원액에 풍부한 색과 향, 맛을 더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오설록은 이 배럴을 숙성에 맞는 로스팅 강도로 활용해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지닌 차를 완성했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카카오 향과 달콤한 풍미가 특징이며, 달콤한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지만 차만 단독으로 즐길 때 본연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어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음악을 감상할 때, 혹은 영화를 볼 때 오크배럴 숙성차를 한 잔 곁들여 보세요. 오크 배럴 차 특유의 배럴 향이 재즈, 클래식, 사색 같은 잔잔한 분위기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 줄 거예요.
나무 향이 더욱 깊어진 숙성차 ‘제주 삼나무 장기 숙성차’
제주 삼나무 장기 숙성차는 이름 그대로 삼나무 숙성함에서 오랜 세월을 거쳐 완성된 차입니다.
이 제품은 단 34개의 숙성함에서 나온 한정 분량만 생산되어, 판매가 끝나면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귀한 차입니다.
오랜 시간 숙성되며 삼나무 특유의 상쾌한 향이 차에 깊이 배어, 녹차 본연의 풍미와 어우러져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독창적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주 삼나무 장기 숙성차는 캠핑이나 산속 여행 중에 마셔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연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해 줄 거예요. 또한 이 차에는 오설록의 정성과 제주의 삼나무, 그리고 오랜 고민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대화를 나눌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지속가능한 삶, 그리고 티스톤 셀러
시간 감각을 잃은 채 바쁘게 사는 삶은 겉으로는 생산성이 높아 보이지만, 결국엔 영혼과 몸이 따로 놀며 번아웃이나 공허함 같은 부정적인 현상으로 이어지곤 해요.
만약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설록 티스톤 셀러는 잊고 지냈던 시간의 감각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언제나 같은 공간에서 잠들어 있는 숙성차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오직 자신의 시간 흐름에 집중하고 있죠.
차를 마시는 잠깐의 순간 우리는 마음을 챙기고 잃어버린 시간 감각을 되찾게 됩니다. 그 순간이야말로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작은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FAQ
오설록 티스톤 셀러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