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20대 중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당시 하고 있던 모든 일을 중단하고 집에만 틀어 박혀 있었죠. 외부 연락도 전부 차단한 채 1년을 지내다 보니, 몸도 마음도 점점 피폐해져 가더라고요. 특히 밤이 되면 고독함이 커지면서 온전히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었죠. 하루는 멍하니 앉아있는데 눈앞에 마스킹 테이프가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잘라 붙여보았어요. 단순 작업을 반복하면서 불필요한생각이 사라지다 보니 밤을 잘 보낼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매일매일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림을 시작할 때처럼 단계별로 작업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됐어요.